2022년 9월 11일 일요일

탕자의 형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는 모든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그 은혜로운 이야기의 뒤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형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형과 동생은 향락적인 대도시의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아니 몇번 다녀왔을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부자였으니, 돈을 좀 주면 신나게 나가서 쓰고 오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형은 아버지를 도와 집안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을 겁니다. 감히 대도시에 나가서 살아 보겠다고 말도 꺼내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동생은 자기만 생각하는 편이었을 것 같습니다. 동생은 아버지에게  대도시에 가서 사업을 하면 좋을 것 같으니 돈을 조금 달라던지? 잠시 살면서 경험을 쌓겠다고 하지 않고, 감히 자기가 받게 될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합니다. 아버지를 떠나겠다는 것이고, 유산이 마치 자신의 권리인냥 나오니, 아버지는  아마도 대노했을 겁니다. 이를 보는 형은 어땠을까요? 돌아온 동생을 받아들이는 아버지에게 한마디 한 것을 보면, 아주 소심한 성격은 아닐 것이고, 마음이 너그러운 편도 아닐 겁니다. 형은 동생을 말렸을 겁니다. 대도시에 나가면 돈 금방 날리고, 거지 신세 될거라고도 했을 것이고, 너 나가면 나 혼자 어떻게 하냐고도 했을 겁니다. 아버지에게도 동생을 내보내지 마시라고 말했을 것이고, 그냥 여행 경비 주고, 놀다 오게 하라고 했을 겁니다. 아버지의 생각도 형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구요. 

아버지의 반대와 형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동생은 자기가 원하는 유산을 받아 쥐고 가족을 뒤로 한 체 대도시로 나갑니다. 형은 동생의 소식이 궁금했을 겁니다. 상인들을 통해서, 또 방문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동생의 안부를 물었을 겁니다. 돈을 펑펑 쓰고 있다는 소식 쯤은 접했을 것이고, 망했다는 소식도 접했을 겁니다. 동생이 잘되기를 바랬을 지? 망하기를 바랬을 지? 아마도 사람의 시기심은 대단한 것이어서 속으로는 망하기를 바랬을 겁니다. "내가 그렇게 될 거라 그랬지? 내말 안듣더니 그럴 줄 알았어!" 가 본심이었을 겁니다. 자신이 들은 소식들을 아버지에게도 전했을 겁니다. 그 때 아버지의 반응이 어땠을 지가 중요합니다. 성경에서 처럼 아들이 돌아올 때,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눅15:20) 이렇게 한 것처럼 형과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형의 생각에 아버지도 어느 정도 동조를 해주었을 겁니다. 만약 아버지가 매일 아침 이나 저녁 식탁에서 "우리 둘째 아들 어느 곳에서나 지켜 주시고, 만약 힘들면 돌아오게 하시고, 돌아오면 모두가 사랑으로 기쁘게 맞이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했다면 동생이 돌아와서 잔치를 베풀었을 때, 아버지에게 노하여 불평을 토로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이야기에서 형은 분명히 피해자 입니다. 아버지는 형에게는 매우 엄격했습니다. 부잣집 큰 아들이 친구들과 잔치 한번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불평할 정도로 말입니다. 저는 우리 대부분이 형 처럼 이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서는 항상 이런 소리들이 들립니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데 알아주지 않습니다.  나는 나쁜 짓을 별로 하지 않는데, 나쁜 짓 하는 놈들이 더 큰소리 치고 살죠. 나는 항상 차별을 받고, 불이익을 당합니다."  형과 비슷한 우리는 " 나도 한번 저질러 볼까? 돈 좀 달라고 해볼까? 돈 좀 확 써버릴까?" 하는 상황에서 거의 참고 살아온 사람들 입니다. 그러기에 탕자의 형이 아버지에게 했던 불평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입니다. 

이것이 세상이고,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탕자의 형이 피해자라면 그것은 너무 속상한 일입니다. 그러면 형은, 형과 같은 우리는 무엇으로 보상을 받을까요? 누가복음 15장31절에 "아버지가 이르되 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에서 답을 찾았으면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이 항상 나와 함께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하나님의 것이 다 내 것이었다는 겁니다. 형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았고, 어느 정도 일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동생을 시기하는 것도 들켰을 것이고, 아버지에 대해 이런 저런 불평한 것도 들켰을 겁니다. 작은 사고도 쳤을 것이고, 틈나면 놀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 형에게, 형 같은 우리에게 하나님은 "너는 항상 내 곁에 있었다" 고 인정해 주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만물의 주인인 하나님께서 세상 모든 것이 다 우리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마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을 겁니다. "얼마든지 나눠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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