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2일 목요일

뉴포트의 맨션 'The Breakers' 를 보고

여름휴가를 가야한다는 성화에 밀려서 선택한 가까운 곳이 로드아일랜드의 뉴포트 였습니다. 집사람은 꼭 맨션투어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대표가 되는 Vanderbilt 가문의 별장 The Breakers 를 보게 되었습니다.

1890년대에 지어진 이 저택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묘한 감정에 빠져들었습니다. 표현할 순 없지만 경이로움과 분노라고 할까요?   저는 건축에 관한한 전문가는 못되지만, 문외한도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제 관심은 이 별장의 아름다움과 웅장함. 등등에 있지 않았고, 오히려 이 별장을 짓는 데에 얼마나 돈이 들었을까? 에 집중되었습니다. 계산할 수 없었습니다. 상식적으론 '몇천만불' 이라는 범위 안에 있어야 하는데, 머릿속에선 자꾸 그 단위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메인 홀에 있는 샹델리에 하나가 1백만불은 되어 보였습니다. 이 별장에서 일하는 하인이 40명을 넘었답니다.

사람이 살면서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돈을 써도 되는가? 20만불짜리 벤틀리 까지는 어렵게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백만불짜리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면, 이해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차가 한달에 2만불 씩을 쓰고 있는 셈이죠. 이 집은 2백만불짜리 승용차로 비교해도 모자랄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이 집에 들어와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느꼈을까? 아마도 부자들은 약이 오르고 화가 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 집을 보고 소망을 느끼거나, 삶의 목표를 새롭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쉰들러 리스트란 영화에서 쉰들러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기억납니다. "내가 지금 타고 있는 저  차를 팔았더라면, 몇사람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었을텐데..." Vanderbilt 가문은 좋은 일도 많이 했습니다. 병원도 짓고, 학교도 짓고 ... 하지만, The Breakers 에서, 40명의 하인을 거느리고 산다면, 과연 그 선행이 빛을 발할까요?

경이로움으로 다가와 분노를 느끼게 했던 The Breakers 가 제게는 큰 가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별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렇게 살 필요 없다 !' '이런 것을 추구할 가치가 없다 !' '나는 억만금이 있더라도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  ....

삶에 있어서 부란 과연 무엇일까요? 얼마 정도의 집에 사는 것이 좋을까요? 어느 정도 수준의 차를 타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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