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천국은 참 에매합니다.
먼저 언제 천국에 가는 지도 에매합니다. 죽은 후에 바로 가는지? 아니면 죽어서 땅속에 묻혀 있다가, 예수님의 재림 후에 부활하여 천국에 가는지? 성경의 거의 모든 정황은 우리가 죽은 후에, 지옥에 가던, 낙원에 가던 바로 판단받는 것으로 봐야겠는데, 예수님의 재림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땅에서 재림을 기다려야 하게 된거죠. 저는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지도, 저의 부활을 상상하지도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누가 천국에 가는 지도 에매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람이 가나요? 예수님 믿고, 선하게 살다가, 세례받기 전에 죽으면, 지옥가나요? 예수님 말씀을 행한 사람이 천국에 가겠죠?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다섯처녀도, 한 달란트를 받고 땅에 묻어 둔 자도 지옥에 갔죠? 예수님이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했으니, 예수님을 믿던, 아니던 어린아이들은 천국에 가나요? 제가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접하게 되는 질문인, 교회 장로면서 교회에서나 세상에서 나쁜 짓 도맡아서 하는 사람과,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고 죽은 사람 중에 누가 천국에 갈까요? 한국에 기독교가 전파된지 200년, 그 이전에 살다간 우리 조상들은 모두 예수를 몰랐으니 지옥에 갔겠죠?
다른 어떤 것에 관계 없이 이것만 하면 천국에 간다는 절대 기준, 절대 조건이 있을까요? 그게 아니어서 우리의 삶이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라면, 컷트라인이 있어서, 만약에 60점이라면, 60.01 을 받은 사람은 천국에 가고, 59.99 를 받은 사람은 지옥에 갈까요? 이것이 공평할까요?
누가 천국에 가는가에 대한 에매함의 가장 큰 원인은 예수님이 온천하 만민에게 값없이 주신 구원을 기독교에만 국한시킨 데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 그 구원과 천국이 한가지인 것처럼 만들어 놓은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 천국과 지옥에 대한 묘사도 에매합니다. 내세를 강조하는 종교 중에서 기독교 만큼 내세에 대한 언급이 없는 종교도 없습니다. 천국에 가면 하나님을 만나, 걱정과 근심이 없고, 밝고 빛난 곳에서 영원히 살게 됩니다. 지옥에 가면 춥고, 배고프고, 외롭고, 어두운 곳에서, 때론 유황불 같이 뜨거운 곳에서 목말라하며 후회하며, 슬퍼하며 영원히 살게 됩니다. 그럴까요? 기독교에선 예수님 만큼 위대한 바울은 고린도후서 12장에서 삼층천에 들려 올라갔다고 썼습니다. 저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바울의 묵시록'에 따르면, 바울은 천사에 들려 올라가서 낙원과 여러가지의 지옥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것으로 써있습니다. 성경을 잘 분석해서 쓴 글이고, 성경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준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안타깝게도 이정도 밖에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거론하고 싶은 한가지는 에매한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운 범주라고 보려고 합니다. 기독교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본향에서 이땅에 와서 살다가 다시 본향에 돌아가서 평가를 받고 그 곳에서 영원히 사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한계를 가진 인간이 이땅에서 잘알지 못하고 살다가기 쉬운데, 그것으로 영원히 모든 것이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려서 죽을 수도 있고, 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졌다가, 잠시 살다 갈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믿으라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무엇을 믿으란 것이냐?" 고 되물을 만큼 믿을 내용도 없고, 대상도 없으며, 비논리적이기 까지 합니다.
"우리 기독교가 천국에 대해 잘못 설명하고 있다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진리' 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 만약 없다고 대답하면 그것도 문제겠지만, 사실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기독교의 교리도 진리는 아닙니다. 강단에서 설교하는 목사님의 말씀도 당연히 진리와는 거리가 멀겠죠 ? 저는 종교인들은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정말 노력하지 않습니다. 노력하는 사람들이 욕을 먹는 종교입니다.
저세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기독교의 저세상에 대한 에매함과 한계를 한번은 짚고 넘어가고 싶었기에 이 글을 씁니다.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입니다. 세상에서 사랑을 베푸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독교가 진리를 추구하는 데에 조금은 노력을 기울이는 종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질 것입니다.
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기독교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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