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일 일요일

구십 평생을 보내고...

아시겠지만 제 나이는 아니구요. 제가 봉사하는 양로원에 계신 어르신들의 평균 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몇년 전부터 제 삶을 돌아보면 느끼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의 이 세상의 출발점, 즉 제 유전자를 가지고, 저희 부모님, 아니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53년간 살아온 지금의 이 삶과 별차이가 없이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어려서 골목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과도 지냈듯이 지낼 것이고, 부모님이 넣어주시는 국민학교에 들어갈 것이고, 비슷하게 공부하고, 비슷하게 놀며, 비슷하게 친구들과 사귈 것이고, 중고등학교 뺑뺑이 돌려서 들어가서도 지냈듯이 지낼 것이고, 공부 안하고 놀다가 어영부영 대학가고, 또 어영부영 대학원가고. 연애도 할만큼 하다가,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지금의 와이프와 만나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결혼할 확률이 클 것 같고. 사업 할만큼 할 것이고, 말썽 피울만큼 피울 것이고, 교회와 신앙생활 목소리 높여 할 것이고, 아이들 태어나면 못해준 일이 더 많지만, 다시 그 상황이 되어도 그정도 하고 지났을 것이고...

하나님이 보신다면, 그놈 참 거기에서 시작하게 했더니, 그냥 그냥 살아가는구만. 쯧쯧...

제가 주변의 나이드신 몇몇 분들과 말씀을 나누는 중에,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던지면, 거의 모든 분들이 공감하십니다. 지난 주에 양로원 어르신들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 오십평생이 그렇듯이 그분들도 자신의 구십 평생이 다를 바가 없다고 느끼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끝낸다면 이땅 위에 살다간 의미가 없다." 저는 어르신들께 강력하게 말씀드렸고, 이 상황을 바꾸는 것이 바로 Born Again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살펴서,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 

구십세에 Born Again 하시기를 강청드렸습니다. 군대 말년에 하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거꾸로 메달아놔도 삼개월은 간다. 저는 어르신들께 이제 남은 삶이 3년 이라면, 온전하게 살 것을 결심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30년을 온전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걱정도 되고, 겁도 나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양로원에서의 삶 정도도 바쳐지는 삶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어르신들께 말씀 드리면서, 저도 겁이 났습니다. 이분들께 결심하시라고 하면서 과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를 생각했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삶이 1년만 남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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