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7일 수요일

죽음 직후에 나타나는 현상들

몇일 전일입니다. 한번 뵌 적이 있는 연세가 꽤 드신 여자분을 만났는데, 얼마 전 그 여자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신비한 경험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시신을 화장하여 그 뼛가루를 고인이 좋아하시던 바다에 뿌려드렸는데, 유해를 뿌린 그곳에 크고 아름다운 백조가 나타나, 유가족들 주변을 맴돌았고, 급기야는 그 여자분의 손 위에 놓여있는 샌드위치를 말끔히 먹어치우고는 유가족에게 작별을 고하듯이 천천히 사라져갔다는 겁니다. 바닷가에 백조가 나타난 것도 드문 일일 뿐더러, 그냥 꿈 꾸는 것처럼 나타났다가, 꿈 꾸는 듯이 사라져 버렸답니다. 일행은 백조가 떠나려하자 왠지 섭섭해서 불렀더니 그 백조는 뒤를 돌아보며 이제 그만 들어가라는 듯이 손짓을 하며 떠났답니다.

그 여자분은 놀라운 마음을 금치 못하여 어떤 스님을 찾아뵜더니, 돌아가신 분이 새나 나비가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셨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이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죽음 직후에 영과 혼이 몸을 떠날 때, 과연 그 영혼이 얼마나 자유를 가졌는지에 따라 여러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이세상에서의 삶을 성공적으로 잘 마치신 분들에게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손들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것이겠지요. 영혼이 두려움에 떨며 저승사자에 끌려가듯이 세상을 떠날 경우에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저는 돌아가신 분의 표정이 극명하게 바뀌는 것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십여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저희 형님의 이야기 입니다. 얼굴에 전혀 외상은 없었지만 너무 무서운 얼굴을 하고 계셔서, 저뿐 아니라 형수님과 조카도 돌아가신 형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저는 누구도 형님의 얼굴을 보지 말것을 강권했을 정도였습니다. 염을 하시는 분이 가족 중에 한분이 도와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들어갔고, 시신을 움직이는 과정에 형님을 껴앉을 상황이 만들어 졌습니다. 제가 형님을 껴앉으면서 형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인상이 풀리면서 혈색도 돌아오고 인자하고 편안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신기한 장면을 보면서 저도 마음이 편안해 졌고, 밖으로 나가서 형수님께 이제 형님을 뵈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며 모시고 들어왔습니다. 형님의 바뀐 모습을 보며 형수님도 안도의 한숨을 쉬셨습니다. 그 이유를 찾으려 애써보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유사한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제 영혼도 제 몸을 떠나게 되겠죠? 그 때를 기대해 봅니다. 아니 그 때를 위해서 좀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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