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5일 수요일

귀신과 사탄

저는 사람이 '영'과 '혼'과 '백' 을 가지고 있다고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이 중에서 '백'은 육체에 깃들어 있는 것이어서 죽어서도 육체를 떠니지 못하지만,  '혼' 은 죽은 후에는 육체를 벗어나는데, 육체를 벗어난 혼이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세상에 머물러 있는 것이 바로 귀신입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혼이 귀신이 되어 이세상에 있을 때, 영은 혼과 분리되어 저세상으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육체에 깃든 백은 육이 완전히 소멸되면 함께 소멸됩니다. 백이 죽은 육체에서 존재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죽은 육체는 화장을 통해서 백을 소멸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가 귀신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한얼산 기도원이란 곳에서 였습니다. 산꼭대기 기도실에서 열명 정도가 같이 기도하고 있었는데, 모두가 같은 귀신들을 보고 정신 없이 산 밑으로 도망쳤었습니다. 그 후 중고등학교 시절 동안, 제가 다니는 교회 안에서 십여차례 귀신을 경험했습니다. 주로 눈을 감고 기도하는 상태에서 봤고, 어떤 때는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들은 적도 있고, 또 어떤 때는 귀신의 존재를 확실히 느끼고 귀신과 맞닥뜨릴까봐 무서워서 도망간 적도 있습니다. 귀신이 나온다는 어떤 집에 가서 귀신을 보기도 했고, 길거리에서 귀신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공포스러웠던 상황은 제가 삽십대 초반에 청년부 교사로서 청년들 6명을 데리고 광주기도원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장대비가 내리던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공포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현상들을 경험하고, 3시간 예정으로 갔다가 한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왔었습니다. 교회에서 출발하면서 부터 불안했습니다. 보통은 차 2대로 갔는데, 폭우가 심해 청년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한대로 출발하면서 "이 날씨에 기도원 간다는 것이 무리인가?" 생각했었습니다. 기도원에 도착했더니 예상대로 저희 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원장 아줌마는 하필이면 저희에게 제일 꼭대기에 있는 솔로몬 기도실을 배정해 주었습니다. 발목까지 물에 빠지면서 힘들게 기도실로 들어섰지만 너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의 인도로 기도회는 시작했고 통성기도를 하는 중에 갑자기 미닫이 창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히는 겁니다. 모두가 깜짝 놀라서 창문을 봤지만, 아무도 창을 건드린 사람은 없었습니다. 미닫이기에 바람에 닫힐 리도 없고, 방충망과 철망이 있었기 때문에 밖에서는 창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처음 창문이 닫히는 소리에는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비가 들이치니 누가 닫았나보다 고 했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하던 통성기도를 계속하는데 또다시 "쾅" 소리를 내며 창문이 닫히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는 모두가 소리가 나자마자 창문을 바라보았습니다. 누가 닫은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창을 쳐다 본 우리 모두는 깨달았습니다. 사람의 짓이 아니라는 것을요. 모두가 황급히 소리를 내며 기도를 했습니다. 목이 터져라고  "사탄아 물러가라!" 를 외쳤지만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문이 덜컹거리며 열렸다 닫혔다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저는 도저히 통성기도를 이어갈 수 없었고, 불을 켜고 찬송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불을 켜니 오히려 기도실 밖의 모든 것들이 공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감당치 못할 어떤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느꼈고,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치게 했고, 떨리는 몸과 마음으로 황망하게 기도실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모두가 차에 올랐고 기도원을 빠져나오면서 조금 안도감이 들었으나,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고, 저를 포함해서 모두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 달에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 더 같은 기도원에 갔었는데, 별일은 없었지만, 긴장한 상태에서 시간만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로 한달에 한번 가는 철야 산기도를 없앴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 수치심과 자괴감에 독이 오를대로 오른 저는 한동안 귀신이나 악령에 대해 도전적이고 투쟁적인 시기를 보냈습니다. 귀신이 나온다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 주문 한가지가 생겼습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겁을 먹고 도망가는 것을 하나님이 원치 않으신다!" 입니다. 하나님이 저를 이 정도로 훈련시키셨는데, 내가 그럴 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온 몸에 힘을 주고 버텼습니다. 그 이후로 이십여년 동안 단 한번도 귀신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 '축사' 의 은사를 가진 권사님이 계셔서 그 권사님이 귀신들린 사람들을 고치는 것을 자주 목격했고, 함께 귀신을 쫒는 기도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두 건을 제외하고는 제가 경험했던  모든 귀신이나, 유사한 존재들은 교회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교회나 기도원에서 나타났죠. 흔히 은혜가 있는 곳에 악령이 있다고들 하십니다. 사탄은 은혜받아 잘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방해한다는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거나 악령이 나오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이런 수준의 방해가 꽤 위력적인 것으로 보여 겁을 먹으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런 수준의 방해는 너무도 낮은 수준이고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극복해야 할 너무도 확실한 대상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결국은 이기고 극복합니다. 이 글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교회나 은혜가 있는 곳에 대한 사탄의 방해는 교묘해서 누가 적인지도 모르게, 사람들의 시기심을 부추켜서 싸우게 만들고, 많은 사람을 힘든 상황으로 내몹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교회나 기독교가 비난을 받고 조롱거리가 되게 만듭니다.

귀신에 대해 말하려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귀신과 숙주와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귀신의 숙주가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신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이유도 다양할 것이고, 방법도 다양할 것입니다. 이중에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미친 사람이나 무당 입니다. 지나치게 심약해서 귀신이 들어가기 쉬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귀신이 꼭 들어가고 싶어서 계속 괴롭힌 끝에 견디지 못하고 귀신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람들의 과거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고 할 정도로 기가 쎈 귀신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흔히 보는 바와 같이 신내림을 하고 무당이 됩니다.

귀신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이유는 대부분이 이세상에 남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러면 힘들게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무당이나 점쟁이가 되게 만드는 귀신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미혹' 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을 줍니다. 미신에 빠지게 하고, 힘들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쉽게 사는 길을 찾게 합니다. 신내림의 숙주가 된 사람은 어떨까요? 그 길로 가게 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길로 가지 않을 방법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이고, 그렇게 말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세상에서의 우리 삶의 특징은 선택권이 주어졌다는 겁니다. 이세상의 삶을 끝내는 선택까지도 할 수 있는 것이 우리입니다. 신내님에는 압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혹도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정말로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이라면 그것은 "감당할 시험만 주시는 창조주의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귀신은 분명히 있지만, 우리들의 삶에 별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귀신의 존재 이유는 너무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원한이 깊어서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 사랑하는 사람을 도저히 떠날 수 없어서 이세상을 떠도는 경우, 사탄의 지배 하에 놓여서 이세상에 남은 경우,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이세상에 남겨진 경우, 창조의 메카니즘에 의해서 이땅에 남겨진 경우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동안이나 있게 되는 지도 다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략 60년을 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교 전통 속에서 3대 이상의 제사는 지내지 않으니 말입니다.

원한을 갚으려는 귀신,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떠나지 못하는 귀신들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의지로 이세상에 남은 것이고 관계된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귀신들이 사탄의 도구로 쓰여지게 될 경우엔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귀신은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세상의 메카니즘 내에 있는 존재입니다. 어떤 기능을 하고 있을까요? 영과 혼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기능. 우리로 하여금 죄짓지 말고 세상을 잘 살아가야 겠다고 생각하게 해주는 기능. 우리의 이세상 삶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을 방해하는 기능, 우리를 미혹해서 창조주의 섭리 보다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머리 조아리게 하는 기능.

제가 어려서 겪은 귀신과의 이야기는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그 일화들의 일부를 늘어놓은 이유는 귀신이 그다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때문입니다. 소위 말해서 귀신에게 쫒기기도 하고, 귀신과 맞서기도 하고... 기껏해야 귀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하는 정도, 겁 먹고 도망가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이것 보다 더 큰 위력은 우리를 미혹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오히려 사람 보다 무섭지 않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우리의 육체를 죽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의 육체도, 영혼도 죽이지 못하는 귀신과 악령에게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힘으로는 안될 수도 있지만, 우리 안에 하나님의 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귀신이나 악령, 사탄이 하고자 하는 바가 무언지 확실히 아는 것입니다. 이들은 우리 삶의 방해자일 뿐 입니다. 우리 삶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고, 그냥 방해할 뿐 입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패로 향하는 삶을 살고 있을 때에는, 사탄이나 악령의 방해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탄이나 악령의 방해를 받고 있을 때, 우리는 그다지 괴로워만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방해를 뚫고 나가야 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창조주의 의도 입니다. 창조주는 과연 무엇을 원하실까요? 우리가 방해자의 방해에 막혀서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방해를 뚫고 나아가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일까요? 여러분의 답은 무엇인가요? 제 답은 50:50 입니다. 이기게도 하시고, 지게도 하십니다. 어떤 자는 이기게 하시고, 어떤 자는 지게 하실까요? 여러분께 한가지 확실한 팁을 드린다면, 방해자가 하나님 보다 커보이면, 방해자를 하나님 보다 크게 보면 당신은 진다는 겁니다. 방해자와 하나님이 한 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해자와 하나님이 다른 편이 되게 하면 되겠죠! 방해자가 생겼을 때, 빨리 하나님과 한 편이 되세요! 방해자가 하나님을 대항할까요?

어떻게 하나님과 한 편이 될까요? 급할 때 찾는다고 하나님이 당신의 편이 되어 주실까요? 저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하나님의 영은 여러분의 안에 있습니다. 수시로 확인하시고, 그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세요 ! 하나님은 기꺼이 여러분의 편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평생이 하나님의 편이 되어, 방해자를 능히 물리치는 삶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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