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바벨탑 이야기

창세기 11장에 바벨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아무리 살펴보고, 이해해 보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 입니다. 성경을 하나님이 직접 쓰셨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따르자면, 노아의 홍수로 인해 지구 상에 노아 부부와 세 아들 그리고 세 며누리, 이렇게 총 여덟명만 살아남았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노아의 홍수가 끝나고 바로 노아의 자손들 이외에 어떤 수많은 사람들이 시날 평지, 즉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하늘까지 닿을 높은 탑을 쌓기 시작합니다. 성경에 보면 노아의 둘째 아들 함의 자손이 시날 땅과 바벨에 거주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이 둘을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아의 후손은 바벨탑 사건에 관계된 사람이 없는 듯 합니다. 노아의 후손들이 히브리어 말고 다른 언어를 쓰지는 않았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추측컨테 바벨탑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이라기 보다는 이지역에 자리잡았던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에 내려오는 어떤 전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사건 속에 하나님의 메세지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굳이 연대를 따져본다면, 노아의 홍수가 대략 BC 2450 정도라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고대 수메르 문명은 BC 3000~2000 년 경에 전성기를 맞았었고, BC 2000 년부터는 고대 바빌로니아가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이 역사 속에서 노아의 홍수로 인한 인류의 멸망은 없었고, 바벨탑에 대한 기록도 없습니다. 발견되지 않은 불가사이 라고 해야 할까요?

아브라함이 애굽에 가서 바로 앞에서 사라를 누이라고 속인 이야기를 우리는 잘알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애굽에 들어갔을 당시에 애굽은 아시는 바와 같이 찬란한 고대 문명의 바탕 위에서 파라오를 중심으로 한 왕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노아의 10대 손으로 홍수 후 292년이 지나서 태어납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가 우르에서 하란으로 올라왔을 때, 노아는 하란에 살고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노아의 자손들에 의해 인류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하려면, 노아의 자손들이 노아가 살아있는 동안에 애굽 왕국을 건설했다고 주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시절에 중국에도 문명국가가 있었고, 우리 한민족도 고대국가를 이루고 있었다고 보여지지만, 성경에도 나오는 애굽의 문명을 살펴보는 것이 더 와닿는 것이 있을 것 같아서, 애굽 문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잘아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BC 3000 년 경에 지어지기 시작하여 여러 곳에 남아있어서 그 역사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인 기자의 대(大) 피라미드는 BC 2550 년에 왕 '쿠푸' 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알려져 있고, 그리이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10만명이 20년 동안 만들었다고 합니다. 높이가 무려 147미터로 50층 건물 높이이고, 사용된 돌이 5,900,000 톤 입니다.

이집트 왕조의 시작은 BC 3080년에 나르메르가 상, 하 이집트를 통일하면서 부터 시작되어서 32왕조를 거쳐서 왕국을 이어오다가 BC 332년에 알렉산더 대왕에게 점령되어 멸망합니다. 노아의 홍수가 있었던 BC 2450년에는 제5왕조의 니우세르레 라는 파라오가 BC 2458~2422 까지 36년간 이집트를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노아의 홍수 후 292년이 지나서 10대손인 아브라함이 태어났는데, 아브라함이 태어난 BC 2188 년은 이집트의 제6왕조의 네페 라는 파라오가 통치하던 시대였고, 요셉이 총리가 된  BC 1885년에는 이집트는 제12왕조의 세누스레트가 파라오로 통치하던 시대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성령을 체험하고, 뜨거워져서 어쩔줄 몰라하던 아주 어린 시절에도 노아의 홍수로 인류가 멸망했다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하나님이 직접 쓰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는 노아의 홍수나 바벨탑 사건의 역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성경에 왜 이 사건이 들어가 있는지 ? 하나님이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성경의 연대와 고대국가들의 연대표를 비교해서 써놓은 이유는 노아의 홍수와 바벨탑에 대해 믿고, 교훈을 찾는 사람들도 역사도 알고, 성경의 배경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또 기독교인 중에서 너무 역사성을 무시하는 분들에게 '성경도 역사 속에 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이 왜 바벨탑을 쌓으려고 했는지? 가 중요합니다. 창세기 11장 4절에 보면 "그 탑의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라고 탑을 쌓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문장으로 보면 '우리의 이름을 내는 것' 과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는 것' 의 두가지가 이유지만, 내면적인 이유가 하나 있다고 보여지는 데 그것은 '하늘에 닿게 하는 것' 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보통 이중적인 이유를 가집니다. 그럴듯한 명분, 그리고 실질적 이유 입니다. 바벨탑을 쌓는 이유 두가지를 보면 그럴듯한 명분은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세상에 우리의 이름을 내자." 라고 분류하면 되겠습니다. 이 정도의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언어를 흩으셔서 막으실 정도로 잘못 된 어떤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그 탑의 꼭데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입니다.

바벨탑을 계획한 사람들은 '인간의 힘으로 하늘에 가보자, 하나님 같이 되보자.' 라고 의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명분 하나를 내걸었습니다. ' 이 탑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은밀하게 속삭입니다.  '이 탑을 만들면 우리 이름이 세상에 빛날거야 !' 우리가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그 의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의도가 명분과 욕망 사이에서 어떤 요소에 의해 더 영향을 받고있는 지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좋은 의도, 당당한 의도로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수많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일을 계획하고 행함에 있어서 순수한 의도 100% 를 가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순간 순간 마다 우리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반성함을 통해 우리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더 순수하고, 당당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힘을 가지게 되고, 궁극적인 성공을 향할 수 있습니다. 

바벨탑의 교훈을 통해 한가지 덧붙여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과연 우리의 어떤 행동이 하늘에 닿아보자라고 하는 행동일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단은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삼가해야 합니다.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너무 감정적으로 남을 판단하는 저 자신을 돌아보며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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