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6일 수요일

내일이 오지 않으면 좋겠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사방이 모두 막힌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이 밤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내일이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할만큼의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욥의 괴로움과 고통은 한없이 크고 깊습니다. 고통과 괴로움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 그 양과 질 만큼 욥의 글에서 공감을 할 것이고 위안과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욥은 자기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신음소리가 물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 죽을 방법을 찾는 것이 땅에 묻어둔 보물을 찾는 노력보다 더하구나." 함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은 부인은 욥에게 "하나님을 원망하고 나가 죽어라." 고 합니다. 멀리서 자신의 처지를 위로해 주려고 온 친구들과의 논쟁에서 욥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고난의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므로 완전히 절망하고, 완전히 자신감을 잃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욥을 조롱하고 벌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대로 살아야 할까요?

사사로서 삼손은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힘의 비밀을 밝히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 힘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고, 그의 민족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하나님의 명령을 저버리고 자신의 힘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힘의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 힘을 잃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그는 유혹 앞에 무너집니다. 힘의 근원인 머리털을 잘리우고, 불레셋으로 잡혀가 두 눈을 뽑힌 상태에서 다곤의 신전에 묶여 불레셋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합니다. 자신의 동족에게도 멸시를 당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 믿고 까불더니 잘됐다!" 고 했을 겁니다. 아무도 삼손의 처지를 이해해 주지 않고, 위로하지 않습니다. 뼈저리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대로 살아야 할까요?

욥처럼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고난을 받던, 삼손처럼 자신의 잘못으로 고난을 받던, 이 두사람은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처참한 하루를 지나면서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다음 날을 맞았을까요? 내일이 오지 않고, 이대로 자신의 삶이던, 세상이던 다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무 것도,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습니다. 우리 중에 어떤 사람들은 이런 수준의 고난에 처합니다. 아니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 지라도, 본인은 이와 같은 수준의 절망에 빠집니다.

만약 욥이 하나님이 나타나시기 전에 목숨을 끊었다면? 삼손이 절망 속에서 조롱당하는 것보다 죽음을 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큰소리치며 살더니, 고난이 오니까 견디지 못하고 삶을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을 겁니다. 이전에 욥이 이웃에게 했던 수많은 조언들, 설교들은 아마 웃음거리가 되고 말겁니다. 삼손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들을 겁니다. 비난만 쏟아지는 정말 비참한 죽음일 것입니다.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던 그 내일이 그들의 삶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들을 고난으로부터 구원했습니다.

저도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기원했던 사람입니다. 꽤 오랜 기간을 이렇게 지냈습니다. 오늘도 망가져 있는데, 내일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두려웠습니다. 도움을 요청할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더 힘들어질 것 같은 내일을 맞이하지 않고 삶을 포기했다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까요? 정말 두려웠던 그 내일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내일을 맞이하지 않았다면 과연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했을까요? "그렇게 애쓰더니 결국 견디지 못하고 떠났네. 안타깝네!" 하고 하며 동정하고, 남을 가족들을 위로했을까요? 아마 모르긴 해도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일수록 비난하고 조소했을 겁니다. "잘난척 하더니, 그걸 못참고, 무책임하게 ..."

내일을 맞지 못하면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거의 이런 결말을 맞을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가서 '포기자' 로 최악을 판정을 받을 겁니다. 분명히 .실패자. 보다 훨씬 안좋은 판정일 겁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려워도 내일은 꼭 맞아야 합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라도, 꼭 맞아야 합니다. 내일이 주어짐에 감사해야 합니다. 오늘 보다 내일이 더 바닥일 지라도, 오늘 보다 내일 더많은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할지라도, 오늘 보다 내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지라도, 내일은 꼭 필요합니다. 내일 욥은 하나님을 만나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고, 내일 삼손은 불명예를 씻고 삶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내일 일을 걱정할 능력이 없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에게 내일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걱정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내일은 아직 내 것이 아닙니다. 내일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내일 어떤 일이 주어질 지는 하나님만 아시는 것입니다. 내일을 기대해야 합니다. 내일을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 잘못 투성이고, 실수 투성이인 저에게 내일을 주신다면, 감사하면서 어제와 오늘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보내겠습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