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오늘 지구 최후의 날

제 글을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종말론에 대해 부정하는 글을 쓴 적도 있는 종말론과 아주 반대편에 있는 사람입니다.올 봄에 교회 중고등부 아이들에게 설교를 준비하다가, 인류 최후의 날에 대해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야인의 달력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화성에서 온 소년의 예언, 월스트릿의 웹봇, 탄허스님의 후천개벽... 수많은 증거들이 12월21일이 인류최후의 날이 될 것임을 입증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준비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년 전에 허리케인에 대비하라고 했는데, 무감각하게 있다가 큰 피해를 보았던 생각이 떠올랐고,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12월21일을 최후의 날이라고 예언한 모든 사람들이 거론한 멸망의 이유는 '무분별한 자연의 훼손' 이었습니다. 자연이 훼손되어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북극이 녹아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우기 가장 상세한 탄허스님의 예언은 23도가 기울어서 자전하는 지구가 바로 서면서 지구 내부와 지표면에 엄청난 물리적 변화가 발생하는데, 최악의 지역에는 높이 400미터 이상의 해일이 덮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존 인류의 1/3이 죽게 되고, 이 개벽 이후에 지구는 육지가 더 넓어져서 국가들도 개편되는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것이죠.

저는 고민을 하다가, 제가 사는 근처에 해발 400 이상의 고원지역이 어디있나? 찾아보게 되었고,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펜실베니아의 포코노 고원지역은 평균 고도가 600미터가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고원은 굉장히 넓어서, 인근 몇개 주의 사람들이 다 몰려가도 넉넉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결심했었습니다. 이 포코노 지역의 리조트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그 날을 보내자고요. 꼭 멸망의 날이 아니라고 해도, 가상으로 최후의 날을 준비해보는 것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주는 아주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위에 가까운 몇 분께 말씀드렸더니, 대부분이 함께 가자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제 삶에 물질적으로 조금의 여유만 있었더라도 리조트를 예약했을 것입니다. 제 경제적 곤란이 저로 하여금, 많은 사람에게 함께 가자고 말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당시로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지금으로 봐선 잘된 일이죠. 11월 쯤이 되자, 같이 가자고 하셨던 분께서 예약했는지를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제 여건이 되는 대로 예약하겠다고 대답했죠.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남에게 돈을 빌려서 가족 여행을 다녀오지는 않아야 겠다고요.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면서 최대한 모아봐서 그래도 말 꺼내논 몇 가족을 위해서 리조트 비용 낼 정도가 되지 않으면, 집에서 가족과 함께그 날을 맞는 것이 낫겠다고 결론내렸습니다.

12월10일 쯤 되었을까요? 구약성경 아모스를 읽어가는데, 심판의 날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너희는 심판 날에 너희 목숨을 위해서, 어디에 가면 살 수 있다. 어디에 가면 살 수 있다고 하고 피해 다니지 말아라! 너희 있는 곳에서 하나님께 너희의 삶을 간구하는 것이 옳으니라!"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조금은 불편하던 마음에 평안을 얻었습니다. 저는 보스톤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딸에게 메일을 보내서, 가능하면 빨리 와서 21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자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기도를 하냐구요? 살아오면서, 제 주변에서 감사드려야 할 분들을 떠올리면서 그분들 모두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더군요. 혹시 나에게 감사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 노트에 한분, 한분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그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며, 오늘을 넘기면, 오늘 부로 새로운 삶을 살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이 심판날에 저를 심판하시되, 이 땅에서 제가 할 것 같은 일이 있다면 제 삶을 필요한 만틈 연장시켜 주세요! 다시 부여해주신 삶을 최선을 다해 살 것을 다짐합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