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2일 화요일

누구의 잘못일까요?

욥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아주 자~알 살았던 욥이 아주 못살게 되자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위로해주려고 왔을 것으로 보아야겠죠! 사실은 한마디 꼭 해주고 싶어서 왔을 확률이 높지만 말입니다. 친구들이 욥에게 한 말은 사실은 욥이 잘나갈 때 많은 사람들에게 했던 말일 것입니다. 자신이 그 말을 듣게 될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욥의 시련은 분명히 욥이 잘못해서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난의 화살이 욥에게 쏟아지고, 욥의 상처난 마음을 후벼팝니다. 욥의 친구들은 말합니다. 욥이 분명히 뭔가를 잘못해서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내지 못할 뿐이지 분명히 크게 잘못한 것이 있을 것이니, 회개하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욥에게 화가난 친구들은 더욱 모진 말을 해댑니다. 이때 욥이 자신이 잘나가던 지난 날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충고를 통해서 상처받았을 사람이 있었을 것을 말입니다.

제 처만큼 정확하게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반장하고, 좋은 대학 졸업해서, 원하던 교사가 되었고, 저의 문제로 한국을 떠날 때까지 18년 동안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인정받으며 잘 지냈습니다. 힘들다고 하는 미국생활에서도 제 처는 그나마 교사란 직업과 연관지을 수 있는 학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좋은 원장들을 만났고, 영주권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잘 운영되는 학원에서 인정받으며, 마음 편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집안 일도 잘 챙깁니다. 제 처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도 제 처를 힘들게 했던 저는 미국에 와서도 사업에 실패하게 되면서, 제 처를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열몇 개의 크레딧카드를 갚지 못해서, 몇건이 코트에 가있고, 얼마 전에는 통장에 차압까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화가 날까요?

그러니 집에서 제 입장이 어떻겠습니까? 하루에 몇번씩을 바가지 긁혀도 마땅하죠? 아니 쫒겨나지 않고 살고있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처가 저를 원망하며, 있는대로 바가지만 긁으며 한탄 속에 살아간다면, 겪고있는 어려움이 가치 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본인이 잘못해서 고난을 받는 경우는 본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와는 다르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고난을 받으면, 그리고 그 고난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일종의 좁은 길을 걷는 삶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봅시다. 누가 알겠습니까? 혹시 제 처의 잘못으로 옆에 있는 제가 함께 고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욥을 시험하기 위해 욥의 부인은 덩달아 시련을 겪습니다. 하나님이 제 처를 시험하고 있기에, 저까지 힘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이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 얼마나 민망할까요? 아니 민망한 것으로 그치면 좋겠지만, 벌까지 받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부부는 한몸이라고 합니다. 부인의 고난을 남편이 함께 지는 것, 남편의 고난을 부인이 함께 지는 것, 이것이 부부입니다. 제 잘못으로 고난을 당하고 있다면 저는 무척 부끄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내가 고난을 당하고 있다면, 저는 감사할 것입니다. 어쩌면 저희 집의 시련은 제 처가 감사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계속되는 것은 아닐까요?

제 변명을 하고 마치려 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깊이 반성하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처가 보기에는 제 반성과 노력이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열매를 맺을 만큼의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시간 기도합니다. 지금 저희 집이 겪고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저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시련당할 날이 오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넉넉히 감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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