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아들을 잃으면...

제사 사업관계로 알게 된 분이 2년 전에 교통사고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을 잃으셨더군요. 그 사실을 모르고 그집에서 아들 사진을 보고 지금은 더컷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옆사람은 저를 황급히 쳐다봤고, 아들을 잃으신 그 어머니는 "아 ! 네." 하며 제게 설명을 하려는 제 옆사람을 말리더군요. 내용을 모르는 저는 그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도 못하고 어색하게 넘어갔죠.

생각해 보았습니다. 꽤 부유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착한 성정을 가졌던 아들의 죽음에 대해. 두가지 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은 아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아이의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요한복음 9장에서 나면서부터 소경되었던 사람을 고치신 예수님께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이사람이 나면서부터 소경된 것은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자기 본인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자기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나면서부터 소경된 사람을 저주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소경된 본인의 죄로 돌리던지? 부모의 죄로 돌리던지? 하는 이정도가 이세상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나면서부터 소경된 이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하여 준비된 자라고 하셨습니다. 몇십년 간 소경으로 있었던 그의 삶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입니다.

아이의 죽음은 아이의 잘못일 수도 있고, 부모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닐 확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첫째로 아이의 관점에서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좋은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살다가 삶을 마쳤습니다. 별고생 없이 행복한 삶만 살다가 본향으로 간 것이죠. 흔히 쓰는 표현대로 전생에 나라를 건졌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대학가느라 죽어라고 고생해서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삶을 마치는 것보다 얼마나 좋습니까. 인터넷에서 보니, 죽은 아이는 비록 어린 나이지만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돕다가 갔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하늘나라에서 정말 좋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슬퍼하는 , 자기를 그리워하는 부모와 누나, 가까운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축복을 빌어주며 말입니다.

다음으로 아이를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아이의 죽음이 불행일까요? 제가 요즘 자주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땅에서 심판을 받는 사람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이다라는 것입니다. 정말 불행한 사람은 이세상에서 생각해 볼 기회도 갖지 못하고 삶을 마친 후에 하늘나라에서 돌이키지 못할 심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아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수많은 부모들이 있습니다. 또 주변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죄로 자식이 죽었다고 말하여 이들의 가슴에 비수를 꼽을 것입니다. 저는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님들에게 오히려 이 비수를 꼽고 평생을 살아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내 죄를 돌아보고, 내 삶을 돌아보는 데에 있어, 자식의 죽음이 내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만큼 좋은 도구는 없습니다. 자식을 많이 사랑했던 부모일수록 이 비수가 더 아플 것이기에, 더 가치가 있을 겁니다.

아이의 죽음을 본인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매순간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다가 가시는 축복받은 부모님을 위해서 준비된 한가지 축복이 더 있습니다. 바로 자식을 만날 기대를 가지고 하늘나라로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겨진 자식을 걱정하지 않고, 만날 자식을 기대하며 하늘나라로 간다면 참으로 기쁘고 소망스러운 일이 아닐까요?

날 때부터 소경인 사람이 기쁨과 감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가 감사하며 소망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시길 권합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