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7일 일요일

바울이 주지 못한 답

사도 바울은 그의 위대한 서신들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끼쳤을 뿐 아니라, 교회와 기독교를 위해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제가 이글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부분은 로마서 7장과 8장을 통해서 바울이 언급한 '마음의 법' 과 '육신의 법'  에 대한 내용입니다.

핵심구절들을 통해 바울이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7장18절과 19절에서 바울은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느니라.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22절과 23절에서는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그리고 드디어 24절에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 '하고 호소합니다.

그리고는 8장에 들어가서 1절과 2절을 통해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고 말합니다. 9절에서는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니라.' 라고 말합니다. 15절과 16절은 조금 뒤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서 반대로 써봅니다.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 '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

정리를 해보죠. 모든 사람이 마음 속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따르고 싶지만, 육체를 가졌으므로 육신의 법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생명의 성령의 법에 따라 살게 되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하는데 이러려면 우리에게 하나님의 성령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바울은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서는 마음은 원이지만 육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운데, 육신을 이기는 방법은 하나님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모시면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을 모시는 방법 만이 이기는 법이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 또다른 숙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음과 육신의 싸움을 하나님의 영을 모시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으로 연장시킨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영을 모시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성령이 싸움을 도우실 것으로 말함으로 방법을 제시하지만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바울은 자체 모순에 처해 집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났고, 완전히 거듭나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고, 교회의 지도자가 되어 누구보다도 앞선 위치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던 자신도 육신의 법을 이기지 못한다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영을 모시기만 하면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도 도저히 이기지 못해 결국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 (7장24절) 라고 자백하면서 말입니다. 결국 바울이 말한 것은 "너희는 하나님의 영을 모셨으니까 이제 육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겠지 라는 자기최면을 통해 이기기 힘든 육신과 자신있게 싸워보고, 선한 일을 하면서 정의롭게 살아보라 !" 인 것입니다.

바울이 왜 이렇게 힘들어 했는 지에 대해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그의 '율법(계명)관' 입니다. 계명에 대한 그의 생각은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계명의 가치를 '죄를 깨닫게 해주는 것'(7장7절)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마서 1장19절과 20절에서 그는 하나님의 정의가 모든 사람 속에 있어서 율법이 없더라도 죄를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7장10절에서는 '생명에 이르게 할 그 계명' 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신을 사망으로 이끌었다고 말합니다.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배우고, 누구보다도 열심으로 율법을 수행하던 바울 자신도 율법으로 인해 죽게 되었다고 말하니 말입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율법을 주신 이유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율법은 이스라엘 민족이 평화롭게 살게 하기 위해 주신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그 계명을 지킴으로 복을 받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율법을 긍정적으로 껴앉지 못한다면 율법은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걸림돌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율법으로는 도저히 안되니 복음으로 승리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저는 반대합니다. 율법으로도 이기고, 복음으로도 이겨야 합니다.

바울이 주지 못한 답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그 답을 제가 드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육신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끔 질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이기는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하지만 잘하고 있다고 자만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이기지 못할 것 같다고 포기해서도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창조주 하나님은 우리가 이기도록 우리를 만드셨고, 싸움터인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기려고 애쓰는 자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힘으로 이겼다고 생각지 말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겼음을 깨닫고 겸손하게 감사해야 합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