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4일 월요일

자랑하는 그것으로 때리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같은 재능과 소질을 주시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주시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시기도 합니다. 많은 재능을 가진 것이 축복은 아니고, 거의 재능을 받지 못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저주는 아입니다. 팔방미인이 성공한 예를 찾기 어렵습니다. 한 분야에 특출한 재주를 가진 것이 더 감사한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주가 많은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별로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좋은 성적을 받고, 별로 노력하는 것 같지 않은데, 운동을 잘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도 있습니다.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난 것도 재능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고, 키 크고 잘생긴 것도 재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로 자랑을 합니다. 심지어 이런 것들로 남을 업신여기기도 합니다.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주신 하나님이 재능을 가지고 자랑을 일삼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을 어떻게 하실지? 

눈이 나빠지고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눈 좋은 것을 가지고 너무 잘난 체 했다는 것을요. 내가 보는 것을 못보는 사람을 무시하기도 했고, 또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눈 만이 아니라 저도 재능을 꽤 많이 받고 태어난 사람이다 보니, 제가 가진 것을 가지고 아주 많이 자랑을 했을 겁니다. 고 3 때 우리 반에서 공부블 제일 열심히 한다고 자타가 공인했던 영섭이란 친구가 어느 날 독서실 옥상에서 울면서 제게 말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제가 너무 부럽다구요. 대입 예비고사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시기였어서 그가 힘들어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 후로 그를 위해 꽤 기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자랑을 하지 않더라고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눈을 가지고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꽤 주었던 것 같습니다. 농구를 하면서 저는 시야가 좋았습니다. 저희 팀과 상대 선수들 뿐 아니라 심판이 어디를 보고 있는 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공이 어디로 갔는지 놓친 적은 없었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시야가 좋지 않은 후배, 친구들을 야단치고 놀린 적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쓰긴 했지만, 안경을 쓰고 2.0 의 시력이 나왔습니다. 안과 의사가 네 눈은 참 신기하다고 할 만큼 눈이 좋았습니다. 누구 보다도 빨리 보고, 누구 보다도 멀리 보고, 누구 보다도 정확히 보고, 누구 보다도 본 것을 잘 기억했습니다.  눈이 좋은 것은 제 삶에 있어서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선물을 잘 쓰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좋은 눈을 주시고, 근시를 주셔서 안경을 써야지 되게 하셔서, 제게 미리 경고를 주셨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자랑했습니다. 참 아쉽고, 후회가 됩니다. 감사해야 했을 것을 자랑했으니 말입니다. 아마 지금의 제 눈은 시각장애인의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입니다. 운전은 정말 위험한데, 운전을 안할 수는 없으니, 의사도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만 합니다. 저는 아주 조심해서 운전을 합니다. 운전하는 시간이 내게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가장 두렵고, 힘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 눈이 좋을 때에는 눈에 대해 감사하지 못했는데, 누구 보다도 눈이 나빠진 지금에는 눈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다행이죠? 불평해야 할 때에 감사할 수 있다니 말입니다. 감사할 것을 자랑함으로 받은 징계를, 불평할 것을 감사함으로 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지금 바로 모든 자랑을 감사로 대체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서 말입니다. 누가 제게 요즘 몸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저는 눈 빼고는 제 나이의 평균적인 사람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이것도 자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하나님은 자랑하는 그것으로 때리십니다.  이것을 깨달으신다면 복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소위 팔자대로 살다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랑하더니, 결국 그 꼴이 되는 것이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게 왜 이 재능을 주셨는지? 주신 재능을 어떻게 사용할지? 내가 가장 많이 자랑하고 살아온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도 자랑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자랑을 감사로 대체애야 할 지?

그래서 자랑할 만한 요소들을 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미리 그것들을 자랑의 자리에서 감사의 자리로 옮겨놓으려 합니다. 건강과 체력, 내 사업, 내가 했던, 하고 있는 봉사... 혹시라도 이것들을 가지고 자랑하지 않기 위해, 아예 이것들에 감사를 연결시켜 놓으려 합니다. 


하나님 ! 이 모든 것을 제게 허락하신 목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함임을 깨닫고, 고백합니다. 이것들을 통해 모든 순간에, 계속적으로 감사하게 해주시고, 이것들을 지켜주실 뿐 아니라, 더 크게 영광 돌릴 기회도 허락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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