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았습니다. 기억이 가물한 어린 시절 5년 정도를 제하고도 60년을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았더군요. 이 선택들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왠지 저는 다른 사람들 보다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선택을 했기 때문에 많은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많을 겁니다. 이 글의 주제는 조금 복잡합니다. 그래서 미리 정리하면,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선택함에 있어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우리 인생을 결정한 선택에 대해 후회할 필요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둘째는 이 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선택과 실패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동기와 과정을 잘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번째는 내게 있는 것들, 수많은 선택 속에서 내가 얻은 것들을 잘 살펴서 이를 잘 꿰어서 보배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제 삶은 수많은 실패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 실패에 핑계가 있고, 변명이 있냐하면,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적으로 따지면 IMF 때도 직격탄을 맞았고, 미국에 와서도 써프라임 사태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저의 선택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댈 수 있는 가장 큰 변명 중 하나는 저는 남이 안가 본 길을 가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개척자적인 길을 걸으려면 보다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저는 준비는 거의 없이 시작하고, 그 이후는 실패할 때까지 죽어라고 애쓰며 노력했습니다. 돌아보면 아이디어도 괜찮았고, 노력도 한 것 같은데, 왜 실패했지? 제 스스로의 답은 준비가 없었다는 겁니다. 어쩌면 사업을 빨리 성공하고, 정치가의 길을 가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도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13년 여의 시간 동안 9개 정도의 회사를 운영하고, 결국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만약 사업을 하지 않고, 정치가의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도 아니고,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면요. 어쩌면 꽤 유명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만약에 정치가의 길을 걷다가 실패했다면? 목회가의 길을 걷다가 실패했다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고, 저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까요?
어린 시절 선택으로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제게는 정치가가 되느냐, 목회자가 되느냐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목회자의 소명과 정치가의 꿈 사이에서 보다 멋있어 보이는 길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서울대에 꼭 가서, 졸업하면 감리교 신학대학원에 가서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 노력 안하고도, 서울대에 갈 것이라 생각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울대에 못가고 나서는 정치가가 되는 길을 걸었습니다.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번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당시 잘나가던 서대문구 강 모 의원과 마포구 임 모 의원으로부터 강력한 콜을 받았었습니다. 보좌관으로 오라고 하며 한 분은 월급을 원하는 대로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희 지도교수님이 워낙 저를 좋게 소개하셨기 때문일 겁니다. 외모나 말, 상황 대처에는 뛰어났었기도 하구요. 정치지망생들이 원하는 최고의 자리가 당시에는 우습게 보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정말 돈키호테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가족을 위한 최소 생계비를 벌 수 있는 사업을 셋업한 후에, 경제적으로 깨끗한 정치가가 되겠다고. 이 선택으로 38년 동안 가까운 사람들이 보기에 정말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8년 쯤 되었을 때, 당시 SK 텔레컴의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던 선배가 저를 보자고 해서 갔더니, 그 선배의 사무실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3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대형 회의 테이블이 있었고, 광화문과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는 사무실이었습니다. 선배가 제게 말하더군요. 저를 아는 동기들과 가끔 제 이야기를 하면 제가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구요. 자기들이 아는 사람 중에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여건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라 저고. 제 주위의 분들은 당시 많이 말하던, 사업을 성공하기 위한 다섯가지 요소, 꿈, 끼, 끈, 깡 그리고 돈을 의미하는 꾼 까지 이 모든 것을 제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습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가지셨고, 제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실패했죠.
그러면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요? 나이 먹어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자금력도 없고, 영어도 제한적이어서 손해 볼 때가 많고, 눈이 나빠서 제대로 보지도, 일을 빨리 처리하지도 못합니다. 또, 지난 시간 동안의 공사에서 그다지 좋은 레퍼런스를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집, 좋은 건물을 만들고 싶고, 점점 지을 자신감이 늘어갑니다. 이를 통해 남들이 하지 못한 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15년, 20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업의 결과에 있어서의 성공과 실패는 백짓장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의 성공과 실패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왜 그 사업을 했는지? 어떤 자세로 했는지? 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정직하게 하는 것.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선택의 실패로 얼룩진 36년 간의 사업의 끝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목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 조급해서는 안된다. 정직하고, 양심적이어야 한다.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사려 깊게, 남을 배려해야 한다. 마지막이, 마감이 중요하다. 아쉽지만 남들 모두 아는 평범한 이정도가 제가 얻은 전부입니다.
우리 삶의 성패는 하나님 앞에서 판단을 받을 때 결정됩니다.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이 땅에서의 부와 명예는 반전이 될 겁니다. 아니 그래야 공평하겠죠? 이세상에서의 부와 명예가 우리 삶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지난 삶의 선택의 결과가 노력의 결과가 부와 명예와 동떨어져 있다고 해서,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삶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 저의 선택, 사업으로 안정을 이루고, 정치가의 길을 걷겠다는 선택은 실패로 끝이났습니다. 사업의 길을 접은 것은 아니니,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가요? 40대 후반에 시작해서,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건축업은 지금도 제게 많은 꿈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80세에 정치를 할 수도 ㅎㅎㅎ
과거의 어떤 신택도, 과거의 어떤 실패도 우리의 앞길을 방해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 경험들은 우리를 자만하지 않게 하고, 신중하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한번의 실패로 평생을 한탄하고, 원망하며 살다 간 분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과거의 실패만이 아니라, 성공도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도,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높은 자리에 있었는데, 내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데, 내가 그래도 박사고, 교수였는데, 내가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일을 하기도 뭐하고, 돈은 충분치 못하니 사람들을 피하게 되고, 인생을 낭비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재산이, 내가 벌어놓은 재산이 내 삶을 실패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제게는 건축업을 하면서도 실패한 많은 경험들이 있습니다. 성공한 레퍼런스를 자랑하기 보다, 실패의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합니다. 우리는 가진 구슬들을 잘 엮어서 보배를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내가 어떤 구슬들을 가지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가진 구슬이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없는 것들, 못가진 것들, 실패의 얼룩도 보배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아니 어쩌면 더 소중한 구슬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한 달에 만들 수 있는 보배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일 년에 만들 수 있는 보배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삶의 마지막 날까지 만들어 갈 보배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어떤 보배를 만들어야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발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달란트를 주십니다. 이를 발견하기 위해 시간 보내지 마셔야 합니다. 답을 뜰을 때까지 기도하지 마세요. 어떤 선택에도 책임을 묻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니, 작은 것부터 정직하고, 성실하게 꿰어나가야 겠습니다.
** 눈이 많이 나빠진 탓에 글이 제대로 됐는지? 문맥이 맞는지? 중복된 것은 없는지? 오타는 없는지? 돌아보는 데에 너무 시간이 걸려서 진도를 못나가게 되네요. 그래서 그냥 올립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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