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1일 월요일

양로원 사역

작년 여름인가요 ? 친하게 지내는 장로님께서 양로원 사역을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겠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Youth Group 사역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당장은 진행하는 것이 없었기에, 선뜻 응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이제 8개월이 지났습니다.

뉴저지 북부에 있는 양로원으로, 전체 백오십분 정도가 계시는데, 이중에 칠십분 정도가 한국분인 시설이 꽤 괜찮은 양로원입니다. 저는 십년 전에 커네티컷에 네일협회를 만들었을 때, 양로원 봉사가 주요행사 중 하나였었기 때문에, 여러 양로원에 봉사를 갔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로원 사역이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매주일 4~50분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말씀을 나누면서, 혹시 실례가 되거나, 상처를 드리는 말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상당히 조심스러웠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흐르면서, 많이 편안해졌고, 눈이 좋으신 분들은 멀리서도 저를 알아보시고, 인사를 나누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워낙 가만히 있기 못하는 성격을 가진 저는 슬슬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분들에게 소망을 드리고, 사랑 속에서 삶을 마칠 수 있게 해드릴 수 있을까 ?"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노인분들을 저는 이렇게 부릅니다.)들을 매주 뵈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원기왕성하셔서 청년같은 분위기를 풍기시기도 하는데, 또 어떤 날은 곧 돌아가실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력이 없어보이시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제게 한가지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분들이 하루 하루 젊어지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나이는 먹어가고, 세상을 떠날 날이 가까와 오는 것은 확실하지만, 좋은 생각을 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하여 몸을 건강히 하면, 정신과 기력은 하루 하루 더 젊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하루 쇠약해 지시다가 결국 삶을 마치시는 것이 아니라, 젊게 건강하게 사시다가 돌아가실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입니다.

간증시간을 빌어 어르신들에게 하루 하루 젊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눌 때, 이번 한주간 동안 더 젊어지셔서 다음 주에 뵙자고 힘주어 말합니다. 몇몇 어르신들은 웃으면서 같이 따라서 말하십니다.

몇일 전에 낮시간에 양로원엘 잠시 들렸더니, 팔십팔세이신 남자 어르신께서 자기 방에 가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셨습니다. 여담이지만, 저희 가족은 부모님이 두분 다 전처와 전남편과 사별하시고, 재혼하신 경우여서 가족의 구성이 좀 복잡합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백세가 넘으셨고, 돌아가신 어머님은 구십세 이신데, 살아계신 누님은 여든여섯이 되십니다. 돌아가신 형님도 연세가 많으시구요. 제 나이로 보면 이곳의 어르신들이 부모님 뻘인데, 저로서는 누님과 형님이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형님과 누님뻘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분들과 더 가까와질 수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부모님처럼, 때로는 형님과 누님처럼 말이죠. 어쨌든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시던 이 어르신은 "이제 친구가 하나 생겼으니 덜 외롭겠네 !"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분들을 격의 없이 대하는 것이 좋을까 ? 아니면 깍듯이 예를 갖추는 것이 좋을까를 가지고 꽤 갈등을 했었고, 지금도 분위기에 따라 이렇게 하기도 하고, 저렇게 하기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친구' 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결정했습니다. 자식이 되어드리기도 하고, 동생이 되어드리기도 하지만, 우선은 친구가 되어드리기로.

양로원 사역. 이제 일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봉사를 할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으면 수시로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르신들 처럼, 좋은 마음과 운동을 통해, 하루 하루 젊어지시길..."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