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3일 일요일

시험을 통해서 욥이 얻은 것

욥기는 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성경입니다. 욥을 주제로 설교도 꽤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욥은 저의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얼마 전에 저희 교회에서 주는  rectory bible schedule 에 따라 욥기에 대해 다시 한번 다루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험 전의 욥은 과연 어떤 잘못을 하였을까?" 그리고 "시험 후에 욥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 에 촛점을 맞춰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 ! 그 전에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욥은 이 시험을 통과한 것인가요? 아니면 실패한 것인가요?" 입니다. 사지선다형으로 묻겠습니다. (1) 완벽하게 통과했다 (2) 비교적 잘 통과했다 (3) 겨우 통과했다 (4)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제 대답은  1번 입니다. 아시겠지만 욥기 1장1절에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고 욥을 표현하고 있고, 이어 8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이런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세상에서 가장 경건하게 사는 사람, 하나님이 보시기에 이세상에서 가장 합당한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욥입니다. 이런 욥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이는 정말 서글픈 일일 뿐더러 이 시험을 계획하신 하나님의 의도에도 맞지 않는 일인 것입니다.

욥기를 통해서 보면 이 시험은 분명히 하나님이 사탄에게 욥을 자랑하면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이 시험에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첫번째 시험, 그 많던 재산과 자녀들을 모두 잃게 되었을 때 욥은 어떻게 하였나요? 말로는 쉽지만 상상도 하기 싫은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난다면...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며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 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아니하니라." 정말로 완벽한 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지 않으신가요?

이어 사탄은 욥이 가장 견디기 힘든 시험을 합니다. 사탄이기에 욥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당연하겠죠? 욥은 재 가운데 앉아서 질그릇 조각으로 자기의 몸을 긁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이것은 본인만 육신적으로 괴로운 것이 아니라, 주위에 사람이 가까이 오지도 못할 상황을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욥은 어떻게 대답하나요? 욥의 아내의 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욥은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욥은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 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라고 말하며, 입술로 범죄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욥의 대답은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결정적으로 영적인 시험이 치루어 집니다. 욥은 진정한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부터 욥을 위문하러 옵니다. 욥의 참담함을 보고 각가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해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리고 밤낮 칠일 동안 욥의 옆에 앉아 말 한마디 건네지도 않고, 욥과 고통을 같이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 친구들은 욥을 위로하기 위해 말을 꺼냅니다. 장장 서른다섯 장을 넘는, 욥기의 85%를 차지하는 친구들과의 논쟁이 시작됩니다. 이전에 저는 이 논쟁에서 욥은 자극을 받아서 해서는 안될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생각해 보니 친구들과의 논쟁 속에서도 욥은 정말 완벽하다고 할만큼 잘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욥은 하나님이 기대하신 가장 합당한 말들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욥이 충고하는 친구들에게 "그래 내가 생각이 나진 않지만 이 형벌에 합당한 잘못을 저질렀겠지!" 라고 말하며 묵묵히 회개의 기도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욥기는 이렇게 끝났을 겁니다. "욥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님과 사탄이 욥을 시험하였는데도 잘 견뎠다. 그리고 친구들이 와서 네가 이렇게 된 것은 분명히 잘못한 것이 있을 것이니 잘 생각해 보고 회개하라고 말하니 자신이 잘못 했겠지 라고 생각하며 회개의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하나님이 그를 기뻐하시고 크게 축복해 주셨다." 이랬다면 욥기는 이유를 모르더라도 그냥 순종하라 ! 그러면 축복을 배가시켜 주신다 라는 주제가 되었을 겁니다.

하나님은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황망해 하셨을 것이고, 욥도, 그의 친구들도 또 우리 모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욥기도 조기종영 되었겠죠? 욥기의 가장 큰 교훈 중의 하나는 세상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욥의 친구들의 충고와 지적은 현재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맞다고 생각하죠. 이에 대해 욥은 자기의 삶을 내걸고 항변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시련" 이것이 욥을 견딜 수 없게 만듭니다. 욥의 친구들은 위로와 충고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들의 사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느꼇을 겁니다.

이때 하나님이 개입하십니다. 욥이 더 옳다고 하십니다. 세상 일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그 이면이 있음을 알려주십니다. 겉모습을 보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한계를 보여주십니다. 욥은 자신에게 다가 온 시련의 이유를 깨닫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내가 지금까지 판단하며 살아왔구나!" 입니다.

욥의 친구들은 하나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듣습니다. 자신들이 아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그것을 가지고 남을 판단하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지 ! 자신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분명히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위로하러 왔는데, 욥이 자신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자, 아니 욥과의 대화에서 자존심이 상하자 욥을 비난하는 데에 열을 올린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들의 사랑이, 선행을 베풀려고 하는 마음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쉽게 세상과 사람을 판단합니다. 내 눈에 보이는 것과 접하게 된 간단한 정보를 가지고 말입니다. 저자신도 이 가운데 아주 대표적인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욥도 판단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의 지혜와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잘 판단하는 것 같았고, 판단을 집행할 수 있는 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욥이 한걸음 더 나아가길 원하셨습니다. 판단하지 말아라 ! 판단할 지언정 심판하지 말고 기도해 주어라 !

하나님은 욥으로 하여금 자신을 힘들게 한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십니다. 그 기도가 바로 욥의 시련의 마침표가 됩니다. 모든 시련과 시험의 마침표는 사랑 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원수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사랑. 큰 의미가 느껴지지 않지만, 이후에 물리적인 축복이 회복됩니다.

욥만하지 못한 우리는 욥처럼 할 수 없겠지만, 혹시 지름길로 욥이 얻은 것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내봅니다. 그래서 이시간에 저를 힘들게 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보려 합니다. 아울러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하는 위로와 충고의 바탕이 사랑에서 벗어날 때 이것이 힘을 잃고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속에 새겨봅니다.

욥에게 몇점을 주시겠습니까? 욥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욥에게 하나님이 주시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저 이상의 답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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