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3일 화요일

제가 다니던 교회

얼마 전 쓴 글에도 밝혔던 바와 같이, 저는 8년간 다니던 교회를 떠났습니다. 미국에 이민온 초기부터 저의 생활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바로 교회였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살고 있는 Cresskill 보다, 저희 교회가 있는 Englewood 를 제 홈타운 이라고 생각하고 살 정도였으니까요.

교회를 떠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제가 교회에 더 있으면 바로 교회가 갈라질 것 같아서 입니다. 싸울 수도 없고, 안싸울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교회를 떠나서 거의 교회 일에 관여하지 않고 있음에도, 저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새로 온 목사의 교회운영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시는 분들이 블로그를 만드셨답니다. 저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분들에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와이프로부터 그 블로그에 저를 '독사의 자식' 이라고 욕하는 글이 떴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블로그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가지신 분이 그 블로그가 저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라 판단하셔서 쓰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 조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정했습니다. 저는 지금 그 블로그의 주소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뭐라고 해도 관여하지 않기로. 누가 썼는지? 무엇을 목적으로 썼는지? 알아 보고픈 생각도 듭니다만, 제 방침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 아니, 제가 다니던 교회는 어떻게 될까? 이 소요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는 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의 주관이 들어갈 것이기에. 현재 교인들은 다음과 같이 네 그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째 그룹은 좋은 교회를 만들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하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교회의 여러 사역에 깊이 관여했던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둘째 그룹은 좋은 교회를 만들려면 첫째 그룹을 교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하는 분들입니다. 이전에 교회에서 일선 보다는 이선에서 사역하셨던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셋째 그룹은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분들입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이 그룹에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자세로 신앙생활 하시는 분들이 많을수록 건강한 교회가 된다고 믿습니다.
넷째 그룹은 본인들이 중간에 서있다고 말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알만큼은 아시는 분들로서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려는 분들입니다.

사실 교회는 이미 분열되었습니다. 첫째 그룹 100명, 둘째 그룹 100명, 셋째 그룹 600명, 넷째 그룹 200명. 제 추측입니다만, 천명 교인이 이정도 수준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보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바람직할까요?

문제는 넷째 그룹에 있다고 봅니다. 이곳에 뼈를 묻겠다는 새로 온 목사가 교회를 떠날 리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첫째 그룹과 둘째 그룹은 이미 서로간에 대화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었고, 어떠 사건이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관점으로 바라 볼 뿐입니다. 셋째 그룹은 끌어들일 필요도 없고, 끌어들여서도 안됩니다. 그렇다면, 바로 넷째 그룹이 어떻게 판단해 줄 것인가를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싸움을 멈추려먼 넷째 그룹에 속하신 분들이 빨리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면 됩니다. 이 분들이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는 여건을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해결방안은 이렇습니다. 첫째 그룹이 나가서 교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교회가 무엇인지? 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그 그룹에 속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은 교회'에 대한 정의, 원칙, 미쎤 스테이트먼트를 도출해 낼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무엇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 새로 온 목사에 대한 anti group 이 모여서는 좋은 교회를 만들 확률이 거의 없다고 확신합니다. 갈대아우르를 떠나라는 명령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떠나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이 세상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주님이 바라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첫째 그룹이 이 땅에서 예수님을 제자를 교육하고, 주님의 명령을 따라 땅끝까지 사랑을 행하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섬김과 위로와 소망이 있는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좋은 교회를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권위와 권력과 이권이 난무하기 보다는, 섬김과 헌신만 있는 그 속에서 서로 돌아보며, 위로하고 사랑하는 그런 교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가 다니던 교회의 모든 분들을 사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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