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2일 일요일

유명한 어떤 목사님에 대한 유감

벌써 3년 전쯤 되었나요? 뉴저지의 베다니교회에 유명한 김동호 목사님께서 수련회 강사로 오셨었습니다. 아시는 분이 설교 CD 를 주셔서, 열번 쯤 들었습니다. 감동이 커서 열번 듣는 것이 아니라, 원래 열번 쯤 듣습니다. 그러다보면 설교를 하는 분의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이 부분은 어떤 마음에서, 이 부분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부분은 시간을 떼우느라고 하시는구나. 또, 이 부분은 짧게 줄이다가 의미가 덜 전달이 된 것 같구나. 이 부분은 원고대로 하시는 것 같고, 이 부분은 원고에 없는 부분인 것 같구나. 이 부분은 성도들과 교감이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이 부분은 반응이 별로 없는 것 같구나... 등등이 느껴집니다.

거의 20년 전부터 김동호 목사님의 책을 접했던 저이기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들었습니다. 처음엔 좋았습니다. 역시 이분의 개혁적인 부분은 매력적이야! 설득력이 있으시구나!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분에게는 성도를 섬기는 마음이 전혀 없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성도들은 세상이 사역지이고, 성도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그 이면에 교회는 목회자들의 사역지이고, 목회자들이 주인이니, 교회에서는 목회자들의 말을 무조건 따르라는 의도가 들어있음이 느껴졌습니다.

김동호 목사님이 주장하시는 내용을 제 관점에서 요약하면 "세상에서,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성공해서 전도를 열심히 해서 교회로 데리고 오세요! 그러면 교회가 전문분야인 목회자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주일에만 교회에 나오셔도 충분합니다. 주일에 다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좋은 사역 만들어 놓고, 광고 같은 설교를 통해서 참석하세요! 라고 하면 참석하시면 됩니다. 나머지 모든 시간은 세상에서 성공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세요! 세상에서 성공하더라도 크리스챤의 방법으로 원칙을 지키고, 사랑을 베풀며 성공하세요!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러셔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에 와서는 목회자들이 하자고 하는 대로 하세요!" 그러시면서 '우리 교회' 와 자신에 대한 자랑이 너무 심하시더라구요. 자기 자랑과 교회 자랑으로 가득찬 설교로 느껴졌습니다.

김동호 목사님은 베다니교회가 폐쇄적이라고 지적했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 개혁의 씨앗이 베다니교회에 뿌려지는 듯 했습니다. 몇몇 장로님들이 목사님과 의견대립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수백명의 성도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대립만 있었지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회를 떠난 분들이 개혁적인 어떤 건강한 교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인근 대형교회로 다 가셨다고 합니다. 뿌려진 씨앗이 별로 좋은 씨앗이 아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김동호 목사님의 높은 뜻 숭의교회가 꽤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목회자들이 꿈꾸는 교회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목회자가 모든 틀을 다 잡아놓고, 이 틀이 마음에 드는 사람만 오세요! 해서 모인 교회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목회자에게 부담을 주는 교인들이 없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교인들도 부담 없구요. 본인이 사무장 뽑고, 부목회자 뽑고, 성가대 지휘자도 뽑을 수 있고. 교인들은 주일 설교 듣고, 좋은 시간 보내고, 헌금 열심히 하고, 교회에서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이나, 선교행사가 있으면 참석하면 됩니다. 교인도 편하고, 목회자도 편하고, 그야말로 win-win 의 구조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왜 저는 자꾸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죠?  많은 분들이 Joel Osteen 의 Lakewood Church  의 예배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한국 크리스챤 중에서 그 교회를 좋게 보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김동호 목사님의 교회도 어쩌면 그런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 목사님은 Bill Hybels 의 Willow Creek Church  나 Rick Warren 의 Saddleback Church 를 밴치마킹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Willow Creek Church 나 Saddleback Church 도 Lakewood Church 와 별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 세 교회는 교인도 많고, 프로그램도 많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교인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하지만 왜 아니라는 생각이 들까요?

저 교회들에서는 교인이 교회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교인들은 교회라는 멋있는 Facility 의 이용자일 뿐입니다.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는 것과 다름 없게 느껴졌습니다. 또 각종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도 세상에서의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성도의 공동체가 교회라는 관점에선 이 교회들은 교회가 아니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혹시 김동호 목사님이 그리는 교회가 이런 교회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기독교계에서 멋있는 목사님이신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느낀 저 개인의 유감입니다. 부디 김 목사님의 높은 뜻 숭의교회가 교인이 주인이 되고, 교인이 섬김을 받는 교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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