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8일 월요일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들

창세기 32장에 보면 야곱이 외삼촌 라반을 떠나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때 야곱의 마음을 '심히 두려워하고 답답해 했다.' 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형 에서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두려웠었을까요? 팥죽 한그릇으로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어머니와 짜고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의 축복을 빼앗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야곱이 에서에게 빼앗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애서는 아버지의 터전에서 장남으로 모든 것을 누리며 잘살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야곱이 떠난 후 에서에게 더 잘해주었을 것이 확실합니다. 에서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을 것이고, 또 물리적으로도 에서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겁니다. 야곱 때문에 피해를 봤다기 보다는 아주 잘살았을 겁니다.

장자의 명분과 축복을 빼앗아간 야곱은 어떻게 살았나요? 고향을 등지고 타지로 도망가서, 외삼촌의 집에서 힘들게 일했고, 그러면서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도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야곱으로 인해 더 잘살게 된 에서가 왜 야곱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오히려 에서는 집나간 동생이 가끔 그리웠을 것이고, 가끔은 걱정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야곱이 돌아온다는 연통을 받고, 장정 오백명을 데리고 서둘러 마중을 나왔겠죠?

참으로 불쌍한 야곱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형을 그렇게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외삼촌 라반을 피해 야반도주 했으면 서도, 자기를 쫒아올 라반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하나님이 라반을 만류하지 않으셨다면, 라반은 야곱을 죽였을 확률이 높습니다. 얄밉고, 괘씸한 조카 놈이 자기의 거의 전재산과 두 딸을 데리고 도망가는 것을 용납할 리 없습니다.

이렇게 정작 두려워해야 할 외삼촌 라반은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형 에서는 그렇게도 두려워했던 겁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삶 속에 있는 두려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을까?"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10년 전에, 내가 1년 전에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지?" 분명히 저는 당시에 두려워했던 것이 있었을 겁니다.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할만큼 나를 두렵게 했던 것들이. 그런데 지금은 기억조차 잘나지 않습니다.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았어도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지금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는 우리가 삶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때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하고 땅을 치고 후회를 해봐야 소용없을 겁니다. 이것을 잘알면서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까먹고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심판을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둘째는 야곱에게 피해를 본 삼촌 라반과 같이, 살아가면서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이 없는 지를 두려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 꽤 사려깊게 남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도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겸손하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의 말씀으로 글을 맺으려 합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 (마 10:28)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