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스테이 어렵다던데?

제가 사는 집은 뉴저지에서 학군이 좋다고 소문난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렌트로 사는 저희 집의 1층에 서브리스를 주고 있는데, 6년째 끊이지 않고, 사람들이 짧게는 2주일부터 길게는 6개월까지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아무도 큰 소리 내는 사람 없이 좋게 있다가 가셨습니다. 저희가 복이 참 많은거죠. 감사하고 있습니다.  올 연초부터는 주재원으로 와있다가 귀국하게 되는 아들 친구네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부터는 저희 집사람이 그렇게 부담스러워하던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 친구여서 편할 수도 있지만, 더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 그런 홈스테이를 말입니다.

제 아들과 친구는 올해 12학년이고, 이미 18살을 넘어서, 법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부담이 없을 수도 있지만, 술, 담배, 친구 문제로 꽤 신경을 써야 할 것을 감안하고 있습니다. 어제 아들과 아들 친구를 불러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집에서 한 식구가 되는 이런 좋은 기회를 가지고도 좋은 친구가 되지 못하면, 너희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노력하여 이 기회를 잘 살리라고 당부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게 될 홈스테이, 힘들 것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모를 기대도 생겨납니다. 제 집사람은 평균보다는 조금 잘해줄 사람이고, 저는 오버해서 신경을 많이 써주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마도 욕먹지 않을 만큼은 할 것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미션은 아들에게 주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모르긴 해도 꽤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둘 사이는 꽤 친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다지 어울리는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서로 간에 친한 친구들도 다를 것이고, 친구 앞에서 엄마 아빠에게 마음대로 뭔가를 요구할 수도 없을 것이고, 뭔가 챙겨줘야 하는 부담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를 홈스테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싫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제상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자기의 감정 표현은 한번도 안했고, 어제, 오늘 친구를 챙겨주느라 꽤나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는 친구의 프로젝트를 도와준다고 한시간 이상을 친구 방에서 있다가, 엄마에게 네 공부는 안하냐고 몇번에 걸쳐 눈총을 받고 나왔습니다.

"아들에게 미안하네!" 라는 마음이 들었다가 곧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스테이로 저희 아들이 부담스럽고, 힘들 것이 예상된다면, 그것은 아들에게 주어진 도전이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들은 친구에게 어른스러운 척 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제약이 따르겠죠! 또 서로 간의 관계를 통해서도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 그려봅니다. 아들과 아들 친구는 5개월 동안 과연 몇번이나 서로 간에 상처를 주고 받을까? 어떤 것들이 불화를 만들어낼까? 예상할 수 있는 많은 고비들을 극복하고, 과연 오래 남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이런 것들 속에서 저는 은근히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들 친구 엄마의 간절한 부탁 때문에 하게 된 홈스테이! 저희 집사람에겐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성격적으로 홈스테이를 너무 힘들어 할 사람이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제 수입이 더 변변치 못해졌기 때문에, 결정한 일일 수도 있어서 더욱 미안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뭔가를 기여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제 아들도 뭔가를 해야 하구요. 저희의 이번 홈스테이는 아마도 제 집사람이 50%, 제 아들이 30%, 그리고 제가 20% 는 맡아줘야 성공적으로 끝날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 못해서 하는 홈스테이가 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들에게는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게 할 것이고, 아들 친구에게는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기간으로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또, 집사람을 많이 도와주어, 부부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귀한 기회로 삼으려고 합니다. 모두들 어렵다고 하는 홈스테이지만, 노력한다면, 오히려 관계된 네사람에게 귀한 의미가 되는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