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내가 목사라면...

제 글을 읽으신분 중에서, 제게 이메일을 쓰신 분들이 계십니다. 제게 목사가 아니냐고 물으시곤 합니다. 여러번 밝혔지만, 저는 목사가 아닙니다. 저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닉네임을 정하다가 성경에 나오는 Amos 선지자를 생각하고, 그 의미가 '짐진 자' 인 것이 생각나서 정하게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갚아야 할 빚이, 짐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우연한 것은, 저는 목사가 아니면서 사역을 하고 싶어하는데, 아모스 선지자도 제사장도 아니고, 선지자 교육도 받지 않은, 양을 치고 뽕나무를 재배하던 목자로서, 예민한 영적 통찰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예언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해 봅니다. 아모스 선지자처럼 저도 언젠가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하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말입니다.

내가 목사라면 어떻게 할까?

먼저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운영하시는 원리를 보다 많이 밝혀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원리를 알고, 세상을 잘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바다에서 파도가 어떻게 일고, 바람이 어떻게 불고있는 지를 알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용이해 집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서는 힘들죠. 하나님이 만들고 운영하시는 세상, 하나님을 알면 세상을 알 수 있고, 세상을 알면 하나님을 알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주시길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가깝고도 먼, 그 방법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하나님을 더 알아가는 것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개념들을 오픈하여 멤버들 스스로가 개념을 정립하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구원과 천국이 별개의 것이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구원은 믿음으로 값 없이 받는 것이지만, 천국은 교회에 열심히 나오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좁은 길을 걸으려고 노력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이해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배타성과 독선을 걷어낼 것입니다. 성경이 완전무결하지 않고, 목사는 하나님의 사도가 아니고, 예수님은 하나님과 한몸이 아니라고, 그리고, 기독교를 통해서만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칠 것입니다. 물론 저는 전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기를 원하는 '크리스챤' 이지만 말입니다.

셋째는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섬기는 마음으로, 섬기는 자세로 함께 할 것이고, 서로 간의 삶의 많은 부분들을 공유하게 할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당구를 치던, 골프를 치던, 탁구를 치던, 보울링을 하던, 영화를 보던, 공연을 보던, 등산을 하던... 여러가지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서, 주 6일을 일하는 사람도, 야간에 일하는 사람도, 모든 멤버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꼭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돈에 구애받지 않도록 모든 행사를 교회공동체의 예산으로 충당하게 할 것입니다.  또 이외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파티를 하려 합니다. 랍스터 잔치를 벌리던, 바베큐를 하던, 치킨이나 피자를 오더하던, 맥주를 마시던, 와인을 마시던, 가능하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하여 파티를 하고 싶습니다.

넷째는 목사지만, 주중에는 경제활동을 해서, 필요한 만큼의 돈을 싶습니다. 어느 만큼 벌고싶은가 하면, 딱 바로 앞에 쓴 세번째의 것을 제 돈으로 할 수 있을 만큼만 벌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파티를 준비하는 돈은 목사인 제가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의 모든 멤버들이 내시는 헌금은 이웃을 돕는 일에만 쓰고 싶습니다. 교회에서 모든 멤버들이 보다 행복해지고, 사랑을 경험하고, 세상에 나가서는 물질로, 정성으로 이웃을 섬기도록 독려하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섬기고, 직장에서도 섬기고, 모르는 어떤 곳에서라도 섬기고, 원수까지도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교회에 오면,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즐기면서 위로를 얻고, 함께 삶을 나누며 힘을 얻어서, 다시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도록 하는 그런 교회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능하면 많은 것을,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습니다. 힘든 사역을 하면서도, 지치지도, 외롭지도, 유혹에 넘어가지도 않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거의 갖지 못하도록 정신 없이 몰아붙이고 싶습니다. 정신 없이 행복하고, 정신 없이 사역하다가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부부간에 갈등이 있어도, 자식문제로 힘들어도, 함께 모여 털어놓을 수 있는, 그리고 함께 있는 시간에는 잊어먹고 즐거울 수 있는 그런 교회공동체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돈을 벌고 싶은 목표가 여기까지 입니다.

언젠가 제가 다니던 교회의 멤버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부부간에 갈등이 심해져서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가 "이혼하면 이 교회를 떠나야 할 것 같아서 이혼하지 못한다!" 고 말하는 것을요. 기억해보면 참 좋은 공동체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힘들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돈을 벌기도 힘들고, 가정에서도 힘들고, 또 사역을 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교회에서 만큼은 마음 놓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꿈 같은 일이죠? 더우기 제가 목사가 될 일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하지만, 꿈꾸는 데에서 그치지는 않을 겁니다. 그 언젠가를 기대해 봅니다.

기존 목사님들과 기성교회를 비난하는 의도로 쓰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는데, 그렇게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용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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