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운전하면서 3

오래 전 일입니다. 한국에서 ‘Tres Dias’ 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시절입니다. 한번은 첫날, 첫 로고스(강의)를 맡았는데, 서울에서 중요한 약속을 마치고 가느라 시간이 조금 늦었었습니다. Tres Dias 를 하는 장소는 강원도 화천이었습니다.

출발하면서는 잘하면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의 강원도로 들어오면서 시간을 보니,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무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꼬불꼬불한 1차선의 산길이었는데, 달릴 수 있는 한 최대한 달렸습니다. 앞차가 있으면 무조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을 이용하여 추월을 했습니다. 커브길이어서 건너편에서 오는 차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도 무모하게 추월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때문에 프로그램을 망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 일을 하러 가는 거잖아요? 나는 무조건 달리겠습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고 나니 다리가 떨리고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였습니다. 잘한 일일까요? 확실한 것은 하나님은  다 보고, 다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나게 하시는 것도 하나님이시고, 사고 없이 제시간에 맞춰 도착하게 하신 것도 하나님 이십니다. 하찮은 피조물이지만 우리의 사소한 생각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를 다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다 판단하시고, 때에 따라선 야단치시고, 때에 따라선 칭찬하십니다. 경우에 따라선 처벌을 미루시기도 하시고, 칭찬을 미루시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를 시험하시기 위해서 어떤 조건을 만드시기도 하십니다.

이후로 다시는 이런 억지를 쓰는 기도를 하지도 않았고, 다시는 이렇게 달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맞추어 사고 나지 않고 가게 해주신 하나님, 나를 지켜주기 위해서 마음 쓰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로 하나님께 점수를 잃고, 걱정끼쳐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운전하면서 얼마나 양보를 하는지? 얼마나 남의 앞에 끼어드는지? 신호를 몇번 걸리는 지, 교통법규를 몇번 위반하는 지, 다 알고 계십니다. 보시면서 가끔은 즐기시고, 가끔은 화를 내시기도 하실 테지만, 어쨌든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도 빠짐 없이 드러나고, 기록됩니다.

그래서 저는 운전하면서 항상 하나님을 옆자리에 모시기 위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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