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속의 붕어를 본다. 아니 사실은 우리 집에 있는 어항 속의 거북이를 보면서 거북이 보다는 붕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공감이 갈 것 같아서, 붕어로 써본다.
저들은 자기가 왜, 이 어항 속에 있게 되었음을 알까? 당연히 모르겠지! 주인이 자기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까? 당연히 모르겠지! 왜 먹이를 주는지? 왜 물을 갈아 주는지? 왜 UV Light 을 비춰주는지? 왜 가끔 이상한 것들을 넣어 주며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지루하지 않게,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주려고 노력하는지 알까? 잘 모르겠지! 혹 붕어들이 자기의 능력으로 먹이를 찾아 먹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혹 자기가 깨끗하고 적당한 온도의 물과, 공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바닥의 굵은 모래 사이에 자기가 쉴 곳 하나 만들어 놓고, 큰소리 치며 뿌듯해 하는 것은 아닐까?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도 어항 속에 있다! 경이로운 환경 속에 있다. 자연, 과학, 사람들, 문명, 가족, 관계… 나는 이 속에 놓여져 있다. 내가 한 것이 없다. 하지만 붕어 보다는 조금 낫다. 왜 이곳에 놓여져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깨닫고. 그래서 주인을 바라 보고, 주인을 느끼고, 주인을 안다.
그러다 보니, 어항 속의 삶이 편안해 진다. 먹이가 공급되어 지는 것을 감사하지만, 혹시 먹이가 공급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이 깨끗하게 유지 되는 것에 감사하고, 걱정하지 않는다. 어항 속에 다른 붕어가 죽어서 건져내어 져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좋은 건강한 붕어가 또 들여 넣어질 것이다. 오직 감사하면서, 걱정하지 않으면서,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부딪히며, 돌아다니며, 뽐내며, 가끔은 주인이 기뻐할 행동들을 하며 살아가면 된다.
혹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항 속에 있습니까? 혹시 자랑할 일이 많으십니까? 혹시 걱정할 일이 많으십니까? 혹시 오늘 다른 쪽으로 먹이가 주어지는 탓에 조금 배가 고프셨습니까? 혹시 오늘 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른 붕어들이 다 저쪽으로 몰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관계로 혼자 외로움에 잠겨 있지 않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요! 자랑하지 마십시요! 그리고 특히 자랑할 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마십시요! 재빠르게 많이 먹이를 먹어서 혹 다른 붕어가 먹을 것이 없게 만들지도 마십시요!
욕심 많은 붕어를 주인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너는 왜 이곳에 있게 되었니? 라고 다른 붕어가 물어볼 때, “ I Don’t Care!!” 라고 말하지 마십시요!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요!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나는 관계치 않아, 나는 내 능력껏 먹이 먹고, 집 짓고, 좋은 친구들 만나면 그만이야!” 이렇게 하셔도 좋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셔서, 더 좋은 삶을 사셨으면 합니다.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어항 속의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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