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9일 월요일

제자가 되겠습니다.

당신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당신이 십자가를 지신 날. 2000년 전 쯤의 오늘.
당신의 십자가를 구레네 시몬이 지고 오르던 길.
아마도 당신의 제자들은 당신의 그 길을 두려움 95% 와
혹시나 하는 소망 5%를 가지고 숨어서 보았을 것입니다.
철저히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마지막을 장식하시기로
아버지와 약속하셨겠지요.
그 마지막 순간을 가장 당신다운 모습으로 마감하셔야 했겠지요.
못이 당신의 손과 발에 박힐 때.
당신은 어디를 보셨을까요. 아마도 아버지를 생각하고 계셨겠지요.
들려진 십자가에서 몇 말씀 안하신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요.
헤어짐이 전혀 슬프지 않으셨던 것은 아니셨겠죠.
하지만 제 머리 속에는 십자가가 일으켜지는 순간부터
웅장한 행진곡이 들려옵니다. 클라이막스로 가는.
그리고 다 이루셨습니다.

당신이 이땅에서 몇명 쯤은 당신의 삶을,
당신이 가신 길을 따르기를 원하시는 것을 알기에,
언젠가는 따르겠다고 다짐하며, 당신의 자녀로 당신이 주신 특권을 누리며,
당신이 내치시지 않을 만큼 준비하는 척 하며 즐겼습니다.

“이제 그만 가자! 일어나라!” 하시는 당신의 음성을 듣겠습니다.
이제 죽는 길을 향해 가겠습니다. 당신의 멍에를 메겠습니다.
당신이 하라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 좋은 금요일에 당신께로 갑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섬기고, 더 많은 사람에게 소망을 주고,
더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며,
제게 있는 모든 것을, 제 남은 삶을 올려 드립니다.
짧게 살게 하시던지, 길게 살게 하시던지?
눈 앞에서 당신을 뵈올 날 간절히 기다리며.
어머니가 제게 주신 사랑으로
어머니께 한번도 드리지 못한 사랑으로,
어머니가 제게 요구하신 사랑으로.

이 귀중한 시간이 왜 기쁘지 않고, 슬플까요?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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